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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100명 중 2~5명에게서 발견된다는 말, 처음 들었을 때 저도 순간 멈췄습니다. 뇌동맥류가 그렇게 흔한 질환인 줄은 몰랐거든요. 얼마 전 갑자기 찾아온 극심한 두통에 "혹시 뇌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했던 기억이 있는데, 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찜찜함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 주제를 더 파고들게 됐고, 알면 알수록 조기 발견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실감했습니다.

뇌동맥류 파열 위험, 어느 정도면 치료해야 할까
혹시 머릿속에 시한폭탄이 있다면, 그 크기를 알면 좀 덜 무서울까요?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이 약해지면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합니다. 문제는 파열되기 전까지 대부분 아무 증상이 없다는 점입니다. 변효자 씨처럼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두통이 찾아오거나,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眼瞼下垂)가 생기거나, 물체가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複視)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동맥류가 주변 신경을 압박하기 시작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저도 그날의 두통을 다시 떠올려 보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수준'이라는 기준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다행히 검사 결과 이상이 없었지만, 그 기준을 몰랐다면 그냥 진통제 먹고 넘겼을 것 같습니다.
치료 여부는 크기가 핵심 기준입니다. 동맥류는 크기에 따라 3mm 미만의 미세 동맥류, 3~10mm의 소형, 11~25mm의 대형, 25mm 이상의 거대 동맥류로 구분합니다. 일반적으로 5mm 이상이면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3mm 미만은 치료보다 주기적인 관찰을 선택합니다. 다만 크기가 3~5mm라도 모양이 불규칙하거나, 빠르게 커지거나, 파열 위험이 높은 위치에 있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파열됐을 때, 골든 타임은 24시간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지주막하 출혈(蜘蛛膜下出血)이 발생합니다. 지주막하 출혈이란 뇌를 감싸는 지주막 아래 공간에 혈액이 쏟아지는 상태로, 발생 즉시 '벼락 두통'이라 불리는 극심한 통증과 함께 의식 저하, 최악의 경우 사망으로 이어집니다. 파열 후 24시간 이내에 재파열 위험이 가장 높고, 재파열 시 사망률이 50% 이상으로 치솟기 때문에 골든 타임 안에 치료를 받는 것이 생사를 가릅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뇌동맥류 환자 수는 꾸준히 늘어 국내 20만 명을 넘어섰으며, 특히 50~70대 여성 환자 비율이 높습니다. 흡연, 고혈압, 가족력이 3대 위험 인자로 꼽히는데, 높은 혈압이 혈관 내피세포를 지속적으로 손상시켜 동맥류 발생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저희 어머니가 고혈압이 있으셔서 이 부분을 읽을 때 유독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막연히 미루지 말고 혈관 CT나 뇌혈관 MRI(MRA)로 불리는 자기공명혈관조영술 검사를 40대부터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 5mm 이상: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
- 3~5mm: 모양·위치·성장 속도·가족력에 따라 판단
- 3mm 미만: 6개월~1년 주기 영상 촬영으로 경과 관찰
- 여러 개 발견 시: 파열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음
- 3대 위험 인자: 흡연, 고혈압, 가족력

코일 색전술과 항혈소판제, 시술 끝이 치료 끝이 아니다
치료법을 고를 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요? 뇌동맥류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두개골을 열고 동맥류 목 부분을 금속 클립으로 묶는 클립 결찰술(開頭術)과, 머리를 열지 않고 허벅지 혈관을 통해 카테터를 넣어 동맥류 안을 백금 코일로 채우는 코일 색전술입니다. 클립 결찰술은 재발률이 낮지만 수술 자체의 합병증 발생률이 높고, 코일 색전술은 합병증 부담은 적지만 상대적으로 재발 가능성이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변효자 씨는 코일 색전술을 선택했습니다. 시술 과정을 설명으로만 들어도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게 느껴졌는데, 미세 카테터가 동맥류 벽을 조금만 건드려도 파열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목이 넓은 좌측 동맥류는 풍선 보조술로 입구를 막은 상태에서 코일을 채운 뒤, 스텐트(stent)를 삽입해 코일이 혈관 안으로 빠져나오지 않도록 고정했습니다. 스텐트란 혈관 안에 삽입하는 금속 그물 구조물로, 코일을 제자리에 지지하면서 혈류는 그대로 유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우측 동맥류는 입구가 좁아 스텐트 없이 코일 색전술만으로 폐색에 성공했고, 두 개 모두 하루 만에 마무리돼 다음 날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77세의 김영규 씨 사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족 중에 뇌혈관 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분들이 있어 동의서에 서명조차 하지 못할 만큼 두려움이 컸다고 했는데,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됐습니다. 결국 세 개의 스텐트를 삽입하는 고난도 시술을 받고 회복해 외래 진료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고령이라 회복이 더딜 거라 막연히 생각했거든요.
시술 후가 더 중요한 이유 — 항혈소판제 복용
코일 색전술로 동맥류를 막았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혈관 안에 스텐트라는 이물질이 남아 있으면 혈소판이 엉겨 붙어 혈전이 생길 위험이 높아집니다. 이를 막기 위해 항혈소판제(抗血小板劑)를 반드시 복용해야 합니다. 항혈소판제란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해 혈전 형성을 막는 약물로, 뇌경색 예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아세틸살리실산이 대표적인 성분입니다(출처: 약학정보원).
스텐트 삽입 직후에는 혈전 위험이 특히 높아 두 가지 항혈소판제를 동시에 쓰는 이중요법을 시행합니다. 초기 3~6개월이 지나면 스텐트 표면이 정상 내피세포로 덮이면서 혈액과의 직접 접촉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후에는 단일 제제로 줄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복용 중에는 멍이 쉽게 들거나 잇몸 출혈, 위장관 출혈 등 출혈 관련 증상에 주의해야 합니다. 제가 이 내용을 보면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고령 환자들이 다른 질환으로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약물 간 상호작용에 대한 안내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반드시 담당 의사나 약사와 따로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뇌동맥류가 있어도 증상이 없을 수 있나요?
A. 대부분의 경우 파열 전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동맥류가 커져 주변 뇌신경을 압박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심한 두통, 눈꺼풀 처짐, 복시 같은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건강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이것이 정기 검진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Q. 뇌동맥류 크기가 3mm 미만이면 그냥 둬도 되나요?
A. 일반적으로 3mm 미만은 파열 위험이 낮아 수술보다는 경과 관찰을 선택합니다. 6개월 또는 1년 주기로 혈관 CT나 뇌혈관 MRI를 촬영해 크기나 모양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기본 관리법입니다. 다만 모양이 불규칙하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의사와 더 세밀하게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클립 결찰술과 코일 색전술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하나요?
A. 두 방법 모두 동맥류를 막는다는 목적은 같지만 접근법이 다릅니다. 클립 결찰술은 재발률이 낮은 대신 개두술이라는 부담이 있고, 코일 색전술은 합병증 위험이 낮지만 재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동맥류의 위치, 모양, 환자 나이와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담당 신경외과 전문의와 함께 결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Q. 코일 색전술 후 항혈소판제는 얼마나 오래 먹어야 하나요?
A. 스텐트 삽입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스텐트를 사용한 경우 초기 3~6개월은 두 가지 항혈소판제를 동시에 복용하는 이중요법을 시행하고, 이후 스텐트 표면이 내피세포로 덮이면 단일 제제로 줄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장기 복용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가족 중 뇌동맥류 환자가 있으면 저도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A. 가족력은 뇌동맥류 발생과 파열 위험을 모두 높이는 주요 인자입니다. 고혈압, 흡연, 당뇨 등 다른 위험 인자가 겹친다면 40대부터 혈관 CT 또는 뇌혈관 MRI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력만 있고 다른 위험 인자가 없더라도, 담당 의사와 상담해 검사 시작 시점과 주기를 정하는 것을 권합니다.
결론
이 주제를 파고들면서 제가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하나입니다. 뇌동맥류는 발견됐다고 끝이 아니고, 모른다고 안전한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변효자 씨가 유서를 쓸 각오를 했다는 말에서, 김영규 씨가 동의서에 서명조차 못 했다는 말에서, 이 병이 환자에게 주는 공포가 얼마나 큰지 다시 느꼈습니다. 하지만 두 분 모두 치료 후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치료하면 잘 관리될 수 있다"는 말이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실제라는 것을 이 사례들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정리한 한 가지 행동 기준은 이렇습니다. 고혈압, 흡연, 가족력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40대부터 뇌혈관 MRI(MRA) 검사를 받아볼 것, 그리고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두통이 갑자기 찾아오면 그날 바로 응급실로 갈 것. 저희 어머니께도 올해 안에 검사를 권해드릴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