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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먹고 있다고 자신했는데, 중성지방 수치가 307이 나온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저도 이 사례를 접하기 전까지는 "채소 위주로만 먹으면 혈관은 안전하다"고 막연히 믿었습니다. 고지혈증은 증상 없이 혈관 안에서 조용히 시한폭탄처럼 쌓여가는 질환입니다. 직접 겪어보니, 무서운 건 통증이 없다는 바로 그 점이었습니다.

식습관 개선: 기름 한 숟갈이 만드는 차이
프로그램에서 64세 김승희님의 하루 식단을 들여다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침에 두부전과 고등어구이, 부대찌개를 챙겨 드시는 모습이 언뜻 보면 나쁘지 않아 보였거든요. 그런데 전문가가 실제로 사용된 기름의 양을 계량해 보여주는 순간, 제가 직접 본 것처럼 할 말을 잃었습니다. 한 끼에 써야 할 권장량보다 5~10배나 많은 기름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LDL 콜레스테롤(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이 172라는 수치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여기서 LDL 콜레스테롤이란, 혈관 내벽에 달라붙어 염증을 일으키고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을 말합니다. 반대로 HDL 콜레스테롤(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거두어 간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입니다. 수치 하나만 봐서는 잘 와 닿지 않았는데, 이렇게 역할로 설명되니 식단을 바꿔야 하는 이유가 선명해졌습니다.
점심 메뉴로 마요네즈를 듬뿍 뿌린 토스트를 즐겨 드신다는 부분에서 제 점심 습관이 겹쳐 보였습니다. 마요네즈의 열량 중 약 90%가 지방에서 나옵니다. 여기에 햄까지 추가되면 포화지방산 섭취가 한 번에 급격히 올라갑니다. 포화지방산이란, 상온에서 고체 상태로 존재하는 기름으로 육류의 비계나 마블링 부위에 풍부한데, 과잉 섭취 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립니다. 전문가는 통밀빵에 야채와 닭가슴살을 넣고 기름 없이 조리하는 방식을 권했는데, 이 정도 조정은 저도 내일 당장 해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저녁으로 삼겹살을 일주일에 두세 번 드신다는 대목에서는 트랜스지방산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트랜스지방산이란, 식물성 기름에 수소를 인위적으로 첨가해 고체 형태로 가공한 기름으로, L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동시에 HDL 콜레스테롤까지 낮추는 이중으로 해로운 지방입니다. 마가린이나 쇼트닝이 들어간 과자류, 패스트푸드에 많습니다. 삼겹살 지방의 약 1/3이 포화지방산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굽는 방식 대신 삶거나 찌는 방법으로 바꾸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방산 종류별 정리
지방산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혈관 건강이 크게 달라집니다. 제가 프로그램을 보고 정리한 핵심 구분입니다.
- 트랜스지방산: 마가린·쇼트닝 포함 가공식품. LDL↑ HDL↓, 최대한 피할 것
- 포화지방산: 육류 비계·마블링, 상온 고체 기름. 심혈관 질환자는 섭취 제한
- 오메가3 지방산: 등푸른생선·들기름에 풍부. HDL↑, 혈행 개선. 들기름은 가열 금지, 개봉 후 1개월 내 냉장 소진
- 오메가6 지방산: 콩기름·참기름·해바라기기름. 오메가3와 균형 비율이 중요, 과잉 시 염증 유발
들기름을 냉장 보관하지 않고 쓰던 제 습관도 이참에 고쳤습니다. 산패된 기름을 계속 먹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꽤 찜찜했거든요. 출처: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도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 섭취 제한이 심혈관 질환 예방의 핵심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중성지방과 근력 관리: 건강식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
박경희님 사례는 제게 가장 충격으로 남은 부분입니다. 66세인 박경희님은 채소를 기름에 볶지 않고 찌거나 삶아 조리하고, 들기름으로 마무리하며, 잡곡밥을 주식으로 드시는 분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완벽한 식단 아닌가?" 싶었는데, 중성지방 수치가 307이었습니다.
중성지방(트리글리세리드)이란, 간이 섭취한 당분과 지방산을 원료로 만들어 혈액 속을 떠돌거나 지방 세포에 저장하는 에너지 물질입니다. 수치가 150mg/dL 이상이면 경계, 200mg/dL 이상이면 고중성지방혈증으로 분류됩니다(출처: 미국 국립심폐혈액연구소(NHLBI)). 박경희님의 수치 307은 이 기준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습니다.
원인은 탄수화물 비중에 있었습니다. 잡곡밥이라도 백미 비중이 높으면 혈당이 빠르게 오르고, 간은 그 잉여 혈당을 중성지방으로 전환해 저장합니다. 당뇨가 동반된 경우에는 이 과정이 더 활발하게 일어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잡곡밥을 먹으면 다 괜찮다"는 생각보다 백미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더 중요한 변수였습니다. 여기에 충분한 단백질 섭취, 숙면,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운동이 복합적으로 맞물려야 혈당과 지질 대사가 제대로 돌아간다는 점을 이번에 배웠습니다.
두 분 모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었습니다. 특히 김승희님은 다리에 쥐가 자주 나고 저림 증상이 반복된다고 하셨는데, 전문가는 이를 혈액순환 장애와 종아리 근육 부족이 결합된 결과로 봤습니다. 종아리 근육은 심장이 보낸 혈액을 다시 위로 올려보내는 펌프 역할을 합니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혈액이 다리 쪽에 고여 저림과 통증이 나타나고, 혈관 전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근감소증(사코페니아), 즉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은 30세 이후부터 시작되고 50세부터는 매년 약 1%씩 가속됩니다. 70세에는 30세 때 근육량의 절반 수준밖에 남지 않는다는 수치는 제가 직접 써봤는데 운동의 효과가 더디게 느껴지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프로그램에서 구체적인 운동 방법을 더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중장년층이 집에서 따라 할 수 있는 종아리 근력 운동이나 간단한 유산소 루틴을 짧게라도 시연해 줬다면 훨씬 실용적이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지혈증인데 증상이 전혀 없어요. 그냥 놔둬도 되나요?
A. 고지혈증이 무서운 이유가 바로 그 '증상 없음'입니다. 제가 이 부분을 접했을 때 가장 섬뜩했는데,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심근경색 발생 확률이 최대 20%까지 높아진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혈관 안에서 조용히 쌓이다 어느 날 갑자기 터지는 방식이라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Q. 들기름이 좋다고 해서 볶음 요리에 쓰고 있는데 괜찮은가요?
A. 들기름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지만, 발연점이 낮아 가열하면 오히려 산패되어 유해물질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바꾼 방법은 볶음 요리가 끝난 후 불을 끄고 들기름을 살짝 뿌려 마무리하는 방식입니다. 개봉 후에는 반드시 냉장 보관하고 1개월 내에 소진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잡곡밥 먹으면 중성지방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나요?
A. 잡곡밥 자체는 백미보다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잡곡밥 안에서 백미 비중이 높거나 전체적인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으면 간이 잉여 혈당을 중성지방으로 전환해 저장합니다. 박경희님 사례가 딱 그 경우였는데, 잡곡의 비율과 1회 섭취량까지 함께 조정해야 효과가 납니다.
Q. 믹스커피가 고지혈증에 정말 안 좋은가요?
A. 생각보다 훨씬 안 좋습니다. 믹스커피 한 봉지의 칼로리는 콜라 한 캔과 비슷하거나 높고, 크리머에 지방도 포함돼 있습니다. 고지혈증 환자에게 고혈당이 동반되면 LDL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가속해 혈관 침투력이 높아집니다. 하루 세 잔이면 정제 탄수화물과 지방을 동시에 꾸준히 공급하는 셈이라, 블랙커피나 무당 커피로 전환하는 것이 현실적인 첫 단계입니다.
결론
이번 내용을 정리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건 "건강식을 먹고 있으면 괜찮다"는 자기 위안이 사라진 것입니다. 무엇을 먹느냐만큼 어떻게 조리하는지, 탄수화물 비중은 어떤지, 잠은 충분히 자는지, 근육은 유지되고 있는지까지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을 김승희님과 박경희님 두 사례가 구체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제 경우엔 당장 들기름 사용법을 바꾸고, 마요네즈를 덜어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거창하게 식단 전체를 바꾸기보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일주일 사이에 식사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고지혈증은 침묵의 살인자라는 표현처럼, 지금 아무렇지 않다는 느낌이 오히려 방심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정기 검진을 한 번도 챙기지 않으셨다면, 가장 먼저 그것부터 시작해 보실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